"집 값 많이 올랐어도 미국은 아직 최고의 투자처"
[뉴스인뉴스]
작년 미국 투자금액 2억7천만불
지난 2023년보다 16% 크게 늘어
다주택자 규제·정치불안 등 작용
달러 강세 추세에 자산매입 목적
최근 국내 ‘큰손’ 자산가들의 미국 부동산 매입이 늘어나고 있다. 한국 경제가 저성장 터널에 들어서고, 원화가 약세를 띠면서 자산 일부를 미국으로 옮기려는 수요가 작용하는 양상이다. 예전에는 자산가가 상속·증여세를 피해 한국을 떠났다면, 요즘엔 한국의 저성장과 다주택자 규제, 정치적 불안 등이 다각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더욱이 유학·관광이 늘면서 젊은 층 중심으로 미국에 ‘내 집 마련’에 대한 거부감도 별로 없는 분위기다.
매일경제가 보도한 기획재정부의‘해외 국가별 국내 개인 및 법인 부동산 취득 송금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거주자가 미국 부동산을 위해 현지로 송금한 규모는 2억7130만달러(약 300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 2억3260만달러와 비교해 16.6% 늘어난 수치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사람들이 미국 부동산에 투자하는 이유에는 세금과 관련한 문제가 컸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주마다 다르지만 미국은 일반적으로 상속·증여세가 한국보다 낮은 경우가 많다”며 “세금도 아끼면서 영주권을 동시에 취득하려는 수요가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이 같은 부분 때문에 초고액 자산가 등 일부 계층만 미국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엔 분위기가 바뀌었다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한국 밖으로 이동하는 ‘투자 노마드족’의 눈길이 미국 부동산까지 향한 것이다.
실제로 한국이 부채를 뺀 해외에 보유한 자산(순대외 금융자산)은 지난해 처음으로 1조달러를 돌파했다. 게다가 미국에서 금리가 내려갈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면서 부동산으로 결국 유동성이 흐를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한 업계관계자는 “달러화 자산 축적이 가능한 미국은 해외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투자처”라며 “유튜브나 카카오 오픈채팅 등 정보 채널이 다양해지면서 미국 부동산 투자에 대한 심리 장벽도 예전보다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자녀 교육 목적으로 미국행 티켓을 사려는 수요도 급증했다.
투자이민 컨설팅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500만달러에 미국 영주권을 파는 골드비자 구상안을 발표하자 80만달러 투자이민(EB-5) 관련 상담 전화가 폭증했다”며 “미국행 티겟값이 더 비싸지기 전에 80만달러에라도 영주권을 받아두려는 사람이 많다”고 설명했다.
해외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미국 현지 투자는 대도시권이 인기가 많다. 유학생이 많이 상주하고, 사업 교류가 많은 미국 특성이 반영된 결과다.
물론 미국 부동산 투자를 고려할 땐 주의할 점도 있다. 현지 실사 없이 중개업체 설명만 믿고 진행된 투자 중 일부는 잔금 미납, 임대 실패, 허위 등기 등의 문제를 겪을 위험이 있다. 따라서 법률·세무 전문가는 물론 현지 부동산 전문가와의 협업을 통해 위험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