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곳곳의 한인들 출생시민권 일부 주 중단에 '혼선'
인터넷 카페에 "이사가야 하나" 등 문의·걱정 글 도배
트럼프 대통령의 출생시민권 금지 정책과 관련해 28개주에서는 이 정책이 허용되고 22개주에선 여전히 시민권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의 대법원 결정이 나오자 많은 한인들이 혼선을 겪고 있다.
특히 미국에 이민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영주권을 아직 취득하지 못한 합법 체류자들이 큰 혼란에 빠져 있다.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들이 정보를 공유하는 인터넷 카페 게시판에는 출생시민권 중단 정책과 관련해 문의하거나 걱정하는 내용의 글들이 여러 개 올라와 있다.
텍사스에서 이민을 준비하며 취업 비자로 체류중인 박모(38)씨는 "몇 달 뒤에 아내가 출산 예정인데, 트럼프 정책으로 이젠 출생시민권을 못 받는다고 한다”며 “어떻게 해야 할지 변호사 상담이라도 받아봐야 하나 싶다"고 하소연했다.
한 작성자는 "E2(취업) 비자로 남편과 함께 미국에서 근무하고 있고, 올해나 내년 초 임신을 준비하고 있는데 미국에서 쭉 근무할 예정이라 미국에서 출산하기로 했다"며 "그런데 미국에서 근무한 지 2년이 조금 안 된 상황이라 트럼프 정책 때문에 아이가 시민권을 못 갖게 될까 봐 조마조마하다"고 썼다.
LA에서 직장을 다니며 영주권을 가진 남편과 결혼해 임신·출산을 고민 중인 김모(36) 씨도 "당장 캘리포니아는 법원 결정을 적용받지 않는다 해도 앞으로 또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으니 출산을 언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된다"며 "이미 나이가 많아 트럼프 정부가 끝나기만을 기다릴 수도 없어서 답답하다"고 말했다.
한 이민 변호사는 "출생시민권 금지 문제는 확실하게 매듭짓기 까지는 아직 갈길이 멀다"며 "향후 대법원의 결정을 지켜봐야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트럼프 행정부 들어 영주권 심사가 더 까다로워지고 이민자들에게 우호적이지 않게 된 분위기 속에서 마음이 급해지는 한인들이 많아지다 보니 영주권을 따려고 문의하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