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사 2명 포함 탑승객 5명 숨져…"인도 구름폭우 확산 영향"
인도에 이어 인근 파키스탄 북서부 지역에서도 기습 폭우로 홍수가 발생해 큰 인명피해가 났다.
16일(현지시간) AP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파키스탄 북서부 카이버파크툰크와주 부네르 지구에서 갑자기 내린 폭우로 홍수가 나 220명이 숨졌으며 수십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라고 구조 당국 관계자는 밝혔다.
전날 사망자 수는 157명이었으나 이날 구조대는 홍수와 산사태로 무너진 주택 등에서 추가로 63명의 시신을 수습했다.
주택이 무너진 마을 곳곳에서 훼손된 시신이 잇따라 발견됐으며 구조대원들은 보트와 헬기를 동원해 홍수로 고립된 주민들을 구조했다. 한 목격자는 급류가 바위 수백 개를 휩쓸며 내려오는 장면을 봤다고 AP에 말했다.
현지 경찰관도 "부네르 지구의 피르 바바 마을 인근 강물이 갑자기 불어났다"며 "처음에는 일반적인 홍수라고 생각했지만, 물과 함께 수십 톤의 바위가 쏟아지자 주택 60∼70채가 순식간에 쓸려갔다"고 전했다.
수색 작업이 계속되면서 앞으로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판 총리는 긴급회의를 열고 관광객과 이재민을 대피시키라고 명령했고, 재난 관리 당국도 부네르 지구 일대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홍수 피해 지역으로 구호품을 운반하던 헬기도 기상 악화로 파크툰크와주 산악지대인 바자우르 지구에서 추락했다.
이 사고로 조종사 2명을 포함한 탑승자 5명이 모두 숨졌다.
파키스탄 국가재난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6월 26일부터 최근까지 전국에서 폭우로 인한 사망자 수는 541명으로 집계됐다.
이번주에만 파키스탄 북서부 카이버파크툰크와주와 북부 길기트발티스탄주에서 집중 호우로 최소 351명이 숨졌다.
앞서 지난 14일에는 파키스탄 인근 인도령 카슈미르 키슈와르 지역 산간 마을에서도 유사한 폭우로 홍수가 발생해 60명이 숨지고 80명이 실종됐다. 부상자 150명 가운데 50명은 중태다.
AP는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시작된 이른바 '구름 폭우'가 파키스탄 북서부 지역으로 확산했다고 짚었다.
최근 기후 변화로 인도 히말라야 지역과 파키스탄 북부 지역에서는 짧은 시간 동안 좁은 지역에 매우 많은 양의 비가 집중적으로 쏟아지는 구름 폭우가 자주 발생한다.
인도와 파키스탄 등 남아시아 국가에서는 매년 6∼9월 몬순 우기가 이어진다.
이 기간에 내리는 비는 극심한 무더위를 식혀주고 농작물 재배에도 도움이 되지만, 이 지역의 하수와 배수 시설이 열악한 탓에 대규모 인명 피해도 일으킨다.
지난 6월 24일부터 한 달 동안 파키스탄 강수량은 지구 온난화로 인해 예년보다 10∼15%가량 더 많았다.
2022년 파키스탄에서는 기록적인 홍수와 폭우로 1천700명 넘게 숨졌고, 집계된 경제적 손실도 400억 달러(약 55조6천억원)에 달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