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싱 문자 건수 3.5배나 급증
신용카드 빼낸 후 물품 구입
LA 등 38곳에  '심 농장' 운영
한 "전수 조사와 한미 공조"

미국 전역에서 고속도로 통행료 미납, 우편요금 체납, 교통 법규 위반 과태료 납부 등을 빙자한 스팸 문자 사기가 급증하고 있다. 피해자들은 문자에 속아 신용카드 정보를 입력하고, 범죄 조직은 이를 이용해 고가의 상품과 기프트카드를 구매한 뒤 중국으로 배송한다. 이를 통해 중국 범죄 조직이 미국에서 올린 범죄 수익이 10억달러에 달한다. 미국도 날로 정교해지는 중국 문자메시지 피싱 사기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되자 한국 정부도 LA를 비롯해 전 세계 190개 재외공관을 대상으로 전수조사와 함께 국제 공조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연방 국토안보부에 따르면 중국 범죄 조직들은 피싱 문자메시지를 통해 최근 3년간 미국에서 약 10억달러를 벌어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피싱 문자 건수도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미국 정보기술(IT) 보안업체 프루프포인트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으로 피싱 문자 전체 건수는 작년 1월보다 3.5배 늘었다. 지난달에는 미국인들이 받은 피싱 문자가 하루에 33만건에 달하는 등 최다를 기록하기도 했다.
중국 범죄 조직은 피싱 메시지를 보내 피해자의 신용카드 정보를 알아내는 수법을 쓴다.
고속도로 통행료 납부 기일이 경과했다거나 내야 할 우편 요금이 있다거나 캘리포니아주 차량관리국(DMV)에 교통 위반 벌금을 내야 한다는 식의 피싱 메시지를 보낸다. 여기에 속은 피해자들이 신용카드 정보를 넘긴다.
범죄 조직은 이를 자신들의 모바일 지갑에 입력하고, 이를 통해 상품권이나 휴대전화·의류·화장품 같은 물건을 구매한다.
이들 조직은 통신 장치로 가득 찬 이른바 릫심(SIM)카드 농장릮을 통해 피싱 문자를 대량으로 보낸다.
이 심카드 농장에서는 사람 한 명이 1천개의 휴대전화에 피싱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것으로 국토안보수사국(HSI)은 보고 있다.
사이버보안회사 유닛221b의 벤 쿤 최고정보책임자(CIO)는 미국 LA, 휴스턴, 마이애미 등지에서 최소 38개 심카드 농장이 운영되고 있다고 추산했다.
한국 정부도 재외국민을 대상으로 벌어지는 각종 사기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섰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16일 "동남아 온라인 스캠 사기는 거대한 초국경 범죄 유형"이라며 전 세계 190개 재외공관을 대상으로 해외 체류 국민에게 피해가 갈 수 있는 유사 사례 발생 가능성이 있는지 전수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위 실장은 "한미간에도 외교적, 사법적 공조를 강화해 국제범죄 네트워크 현황을 파악하고 재외국민 피해를 근절하기 위해 노력을 경주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