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플라스틱 폐기물 가져오면 무료 식사 제공…환경 보호·기아 해결 '선한 영향력'

[인도]

비닐봉지, 포장지 등 주고 한 끼 식사 교환
폐기물 재활용, 노숙자 생계 유지 일석이조
인근 도시들과 캄보디아 등 타국까지 확산

인도에서 플라스틱 쓰레기를 가져오면 무료 식사를 제공하는 카페가 화제다.
환경 보호와 빈곤층의 기아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하고자 하는 혁신적 발상에서 출발한 이 카페는 사회적 불평등과 환경 위기를 동시에 타파하는 획기적인 모델로 인도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BBC는 최근 인도 중부 차티스가르주 암비카푸르시의 ‘쓰레기 카페’에서 매일 펼쳐지는 이색적인 광경을 집중 조명했다. 이곳에서 손님들은 현금 대신 비닐봉지, 음식 포장지, 페트병 등 각종 플라스틱 폐기물을 가져와 따뜻한 한 끼와 바꾼다.
암비카푸르시의회를 대신해 카페를 운영 중인 비노드 쿠마르 파텔은 “플라스틱 쓰레기 1kg을 가져오면 밥, 커리 두 가지, 콩 수프, 로티(인도 빵), 샐러드가 포함된 한 끼 식사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0.5㎏만 가져와도 간식을 받을 수 있다.
2019년에 문을 연 이 카페는 암비카푸르 시정부 예산으로 운영된다. “쓰레기가 많을수록, 맛도 좋아진다”라는 슬로건으로 시작됐다.
파텔은 “암비카푸르시의 두 가지 문제인 플라스틱 쓰레기와 굶주림을 동시에 해결하자는 생각이었다”며 “저소득층, 특히 노숙자들과 쓰레기를 수집해서 생계를 꾸리는 사람들이 길거리와 쓰레기장에서 플라스틱을 모아와 따뜻한 식사를 받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매일 아침 플라스틱을 찾아 거리를 돌아다니는 한 주민은  “이 일을 몇 년째 하고 있다”며 “예전에는 모은 플라스틱을 고물상에 팔아도 1kg에 10루피(약 161원)밖에 받지 못했는데, 이제는 가족을 위한 음식으로 바꿀 수 있어 우리 삶에 큰 변화가 생겼다”고 했다. 이 카페는 하루 평균 20명 이상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카페가 매립지로 가는 플라스틱 쓰레기량 감소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이 카페는 2019년부터 총 23t의 플라스틱을 수집했으며, 이는 시 전체 매립 플라스틱이 2019년 연간 5.4t에서 2024년 2t으로 줄어드는 데 도움을 줬다는 것이다. 전체 플라스틱 양은 얼마 안되지만 이 카페가 주요 수집망에서 빠져나가는 플라스틱을 수거하고 시민 참여를 늘리는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수거된 플라스틱은 재활용된다. 도로 건설에 쓰이거나 업체에 판매돼 지방정부 수입원이 되고 있다. 음식물 쓰레기는 퇴비로 만들어지고, 재활용이 안 되는 소량의 쓰레기만 시멘트 공장 연료로 보내진다.
쓰레기 카페는 서벵골주 실리구리, 텔랑가나주 물루구 등 인도의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선 시민 인식 부족 등으로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캄보디아 등 인근 다른 나라에서도 이 카페를 본따 비슷한 프로그램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