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외교부 전체 직원 중 절반이 '여성'인데…

[뉴스포커스] 

여성 외교관 승진에 ‘유리 천장’ 존재
고위직 244명중 여성 25명, 겨우 10%
여성 재외공관장 비율 되레 뒷걸음질
강경화 주미대사 내정자 포함 단 8명뿐

 한국 외교부에 근무하는 여성 공무원들에게는 보이지는 않는 유리 천장이 존재하고 있다.
외교부 공무원 중 여성의 비율은 절반에 가깝지만 재외공관장 및 국장 등 고위 직급에 오르는 것은 10명 중 1명에 불과해서다.
특히 재외공관장 중 여성 공관장은 7명에 불과해 여성 승진에 대한 유리 천장의 존재를 극명하게 대변하고 있다. 더욱이 LA, 뉴욕,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시카고, 애틀랜타, 호놀룰루, 휴스턴 등 미국내 9개 대한민국 총영사관 중에 여성 총영사는 한 명도 없다.
24일 한국 외교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외교부 여성 공무원은 1195명(공무직 포함)이다. 여성 공무원 비율은 2021년 45.1%, 2022년 45.9%에서 매년 꾸준히 늘어 올해 49.2%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하지만 남여 성비에 비해 여성 고위 공무원 비율은 여전히 낮은 편이다. 외교부 여성 고위 공무원은 2021년 20명으로 6.4%를 차지했지만 지난해엔 26명으로 9%로 늘었다. 올해 8월에는 244명 중 25명이 여성으로 10.2%를 차지해 처음으로 10%를 넘었다. 다만 지난해 말 기준 중앙부처 평균(12.9%)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여성 승진의 유리 천장은 재외공관장 인사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여성 재외공관장 비율은 지난 2019년 6%(166곳 중 10명)에서 2020년 4.8%(8명)으로 감소했다. 2021년에는 여성 재외공관장이 2명으로 바닥을 쳤다가 지난해 전체 173명 중 7명으로 소폭 늘었다. 최근 이재명 정부에서 아그레망을 받은 강경화 주미대사까지 포함하면 8명의 여성 재외공관장이 존재하고 있는 셈이다.
조직 내 여성 비율은 꾸준히 오르고 있지만, 폭넓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까지 여성이 승진하는 속도는 더디다는 평가나오는 대목이다.
외교부 한 관계자는 "승진 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며 "여성 외교관들이 역량을 충분히 펼칠 때 한국의 외교력도 함께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