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러시아 맞서 남부 격전지 미콜라이우주 사수 '비탈리 김 주지사' 집중 조명

[화제인물]

특유의 태권도 정신 바탕 강인한 리더십 발휘
러軍 오데사 진출 요충지…끈질긴 저항 성공
애국심 고취 SNS 활동, 팔로워 50만명 환호
"이 전쟁은 우크라 승리할때까지 계속될 것" 

우크라이나 남부 격전지 미콜라이우 주에서 러시아군과 맞서고 있는 고려인 출신 비탈리 김(41·사진) 주지사가 우크라이나 항전의 상징으로 떠올랐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4일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가 4일 우크라이나 남부 격전지 미콜라이우주(州)에서 러시아 공격에 맞서고 있는 고려인 출신 비탈리 김(41) 주지사를 집중 조명했다. NYT는 김 주지사를 “우크라이나 항전의 상징”이라고 치켜세우며 ‘태권도 정신’을 강인한 리더십의 비결로 꼽았다.

NYT는 이날 김 주지사의 활약상을 담은 특집 기사를 보도하며 “그의 자연스러운 미소는 ‘러시아 미사일이 우리를 해칠 수는 있겠지만, 우크라이나의 정신을 꺾을 수 없다’는 조용한 자신감을 풍긴다”고 평가했다. 김 주지사가 이끄는 미콜라이우는 구소련 조선 산업 중심지로 지난 2월 24일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의 지속적인 공격을 받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대부분을 책임지는 남부 오데사에 진출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요충지인 만큼 러시아군은 이곳에 병력을 다수 배치했다. 하지만 김 주지사의 끈질긴 저항으로 전선을 뚫지 못하는 상황이다.

NYT는 우선 김 주지사의 소통 능력에 주목했다. 그는 전쟁 초기부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같은 국방색 티셔츠 차림을 하고 SNS를 통해 애국심을 고취하는 메시지를 다수 내보냈다. 순식간에 50만 명이 넘는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끌어모은 김 주지사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적이 그렇게 무섭지 않다는 걸 전하고, 우리가 여기 있다는 걸 세상에 알리는 게 중요했다”고 말했다.

NYT는 또 고려인 후손인 김 주지사가 ‘태권도 정신’으로 무장돼 있다고 평가했다. 김 주지사의 아버지는 구소련 청소년 농구 국가대표 출신으로 태권도 사범 자격증을 소지할 정도로 운동신경이 뛰어났다. 김 주지사는 “아버지는 민주적이면서도 매우 엄격했다”며 “태권도 수련으로 강인한 정신을 기를 수 있도록 나를 키웠다”고 고백했다. 

김 주지사의 아버지는 북한에서 일거리를 찾아 소련으로 이주해 카자흐스탄과 크림반도 등을 거쳐 미콜라이우 주에 정착했다.

이에더해 NYT는 러시아군을 조롱하는 촌철살인 유머도 지도력의 원천이라고 평가했다.

김 주지사는 “폭격이 계속되고 있지만, 러시아가 이 도시를 점령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쟁은 우크라이나가 승리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며 “언젠가 우리가 승리한다면 (블라디미르) 푸틴 체제는 무너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