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밀려오는 관광객에 파리 '루브르박물'관 직원들 파업
'과잉 관광' 열악 근무환경 불만…갑작스런 운영 중단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는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이 지난 16일 갑작스럽게 운영을 중단했다. 전쟁, 테러, 팬데믹 속에서도 꿋꿋이 문을 열던 세계적 명소가 ‘과잉 관광(mass tourism)’에 지친 직원들의 집단 파업으로 멈춰 선 것이다.
이번 파업은 2013년과 2019년에 이어 세 번째지만, 예고 없는 갑작스러운 전면 중단은 극히 이례적이다.
지난 17일 운영 중단 당일 루브르 박물관 앞에 입장권을 손에 든채 줄을 서있던 수천 명의 관광객은 박물관 입장을 못한채 발길을 돌려야했다.
이번 파업은 갤러리 안내 요원, 매표소 직원, 보안 인력 등이 참여한 ‘자발적 집단행동’이다. 주된 이유는 ▲끝없는 관광객 행렬 ▲만성적인 인력 부족 ▲노후한 시설 ▲열악한 근무 환경 등이다.
루브르는 하루 평균 2만명, 연간 약 870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명소다. 하지만 직원들의 처우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한다. 한 직원은 AP통신에 “작품을 감상하기는커녕 휴식 공간도, 화장실도 턱없이 부족하며, 온도 조절도 안 되는 박물관 안에서 매일같이 체력의 한계를 느끼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번 파업은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루브르 개보수를 위한 10년짜리 '루브르 르네상스'계획을 발표한 지 불과 몇 달 만에 벌어졌다.
해당 계획은 누수, 온도 변화, 시설 노후화, 관람객 과밀 문제 해결을 골자로 한다. 하지만 현장 근로자 CGT-문화노조 사라 세피앙은 "장기 계획보다 당장의 처우 개선이 우선"이라며 반발했다. 박물관 측은 일부 직원이 복귀할 경우 대표작품만 관람할 수 있는 '마스터피스 경로'를 임시 개방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