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조스 호화판 결혼식 6천만불 썼지만…
[이탈리아]
연 6만불 소득자엔 커피 두 잔 가격 수준
베네치아 시장은 "시에 엄청난 경제효과"
"11억불 넘어, 도시 연간 매출의 68% 차지"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61)가 방송기자 출신인 약혼녀 로런 산체스(55)와 이탈리아 베네토주 베네치아에서 치른 초호화 결혼식에 6천만달러에 가까운 비용을 들였으나 전재산 중에서는 겨우 5천분의 1 수준으로 "그에겐 푼돈 수준"이었다고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29일 보도했다.
뉴스위크는 이번 결혼식에 든 비용이 4천700만∼5천600만 달러(630억∼760억원)으로 추정된다며 이렇게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는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 명단에 실린 베이조스의 재산 총액 추정치 2천440억 달러(329조 원) 대비 0.019∼0.023%라고 설명했다.
이는 미국인의 평균 보유 재산 액수(106만3천700달러)와 대비해 따지면 250달러 미만을 쓴 것과 마찬가지라고 뉴스위크는 지적했다.
뉴스위크는 베이조스의 보유 재산 액수에 대비해 이번 결혼식에 쓴 비용의 비율을 따져보고 이를 직업별 평균 보유재산에 대비할 경우 얼마에 해당하는 액수인지 산출해 제시했다.
건설노동자는 평균 보유 재산이 약 6만 달러이므로, 11.58∼13.80 달러에 해당하며 이는 "스타벅스에서 스몰 라떼 두 잔 마시는 것과 비슷한 정도"였다. 평균 보유 재산이 12만5천 달러인 간호사에게는 "파이브 가이즈에서 베이컨 치즈버거 두 개 사먹는 돈보다 더 적은" 24.13∼28.75달러에 해당했다.
베이조스와 산체스는 26∼28일 사흘 일정으로 베네치아에서 호화 결혼식을 올렸으며, 이 기간에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할리우드 스타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인플루언서 킴 카다시안 등 유명인들이 하객으로 베네치아에 머물렀다.
이탈리아 관광부는 27일 낸 보도자료에서 베이조스의 베네치아 결혼식이 9억5700만 유로(1조 5000억·11억2570만달러)의 경제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관광 도시 베네치아의 연간 매출의 68%에 해당하는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다니엘라 산탄케 이탈리아 관광부 장관은 "논란을 버리고 기회에 집중해야 한다"며 "베이조스의 결혼식을 계기로 이탈리아의 이미지를 높이고 일자리를 창출하며 새로운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결혼식이 부를 지나치게 과시하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베네치아를 '사적인 놀이터'으로 이용하는 것이라는 비판도 거세게 일었다. 시민단체들은 베네치아 곳곳에 '베이조스를 위한 공간은 없다'는 문구를 내걸고 시위를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