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 숨기고 출전, 철인 3종 경기서 2위 기염

[핀란드]

가명으로 참가, 1분 19초 차이로 준우승
국대 골프선수 출신, 트럼프와 라운딩도

핀란드의 대통령이 신분을 감추고 출전한 철인 3종 경기에서 2위를 차지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화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11일 핀란드 요로이넨에서 열린 트라이애슬론(철인3종·수영 사이클 마라톤) 대회. 1위가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관중들의 관심은 뒤이어 들어온 두 번째 선수에 집중됐다. 2위를 한 선수가 현직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핀란드 일간 일타 사노맛에 따르면 이날 대회에 참가한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57)은 수영(500m), 사이클(20㎞), 스프린트 달리기(5㎞)를 1시간4분19초 만에 완주해 남성 부문 45명 참가자 가운데 2위에 올랐다. 우승자와는 불과 1분19초 차이였다.
언론에 따르면 대회 주최 측과 참가자 모두 스투브 대통령의 참가 소식을 알지 못했다. 스투브 대통령이 본명 대신 자신의 이름 이니셜인 ‘AS’로 참가 신청을 했던 것. 그의 정체는 그가 출발선에 등장했을 때 비로소 밝혀졌다.
스투브 대통령의 트라이애슬론 사랑은 여러 차례 알려진 바 있다. 그는 2023년 핀란드 라티에서 열린 ‘아이언맨 70.3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해 15위를 기록했다. 이 대회는 올림픽 메달리스트를 비롯한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참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스투브 대통령은 골프 역시 수준급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미국사우스캐롤라이나주 퍼먼대에 골프 장학생으로 입학했고, 정계 입문 전 핀란드 골프 국가대표로 활동한 이력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올 3월 집권 2기 들어 처음으로 골프 라운딩을 한 상대도 스투브 대통령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스투브 대통령이 정말 골프를 잘친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스투브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유럽의 큰 목소리로 부상하는 등  그의  ‘골프 외교’가 통하고 있다는 평도 나온다.
 2014년부터 2년간 총리를 지낸 스투브 대통령은 정계를 떠나 유럽투자은행 부총재 등을 지냈다. 그러다가 2023년 정계 복귀를 선언했고 대선에 출마해 이듬해 대통령에 당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