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말을 사료로 기부하시겠습니까?”
[덴마크]
살아있는 동물 기부받으면
안락사후 포식동물 먹이로
덴마크의 한 동물원이 반려동물을 포식 동물의 먹이로 기부받겠다는 정책을 내세워 논란이 되고 있다. 동물원 측은 살아있는 상태로 접수된 동물을 안락사한 뒤 사료로 제공한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31일 덴마크 올보르의 한 동물원은 공식 SNS에 ‘반려동물을 사료로 기부해 달라’는 게시물을 올렸다. 기부 대상은 닭, 토끼, 기니피그 등 소형 동물뿐만 아니라 말까지 포함된다.
동물원은 홈페이지에는 “당신의 말을 사료로 기부하시겠습니까?”라는 문구와 함께 기부 조건을 안내했다.
기부 대상은 키 1.48m 이하의 말로, 최근 30일 이내 질병 치료 이력이 없어야 하며 등록증 등 서류도 필요하다. 말의 가격만큼 세금 공제도 가능하다고 명시돼 있다.
동물원 측은 “기부받은 동물은 인도적으로 안락사한 뒤 스라소니, 사자, 호랑이 등 포식 동물의 먹이로 활용된다”며 “이는 자연의 먹이사슬을 재현하고 포식 동물의 본능적 행동 유지와 복지 향상에도 기여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아무것도 낭비하지 않는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동물원 측은 과학 잡지 ‘파퓰러 사이언스’와의 인터뷰에서 “수년 전부터 작은 가축을 포식 동물의 먹이로 활용해 왔다”고 밝혔다.
이 정책이 알려지자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일부 누리꾼은 “동물 보호 기관이 오히려 동물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한 누리꾼은 “병적인 발상이다. 덴마크에서 벌어지는 동물에 대한 무감각한 취급은 끔찍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찬성 여론도 존재한다. 실제로 말을 기증한 한 시민은 “동물원 측은 매우 친절하고 전문적이었다”며 “말과 나 모두에게 최고의 경험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