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21년만에 재개 모스크바~평양 항공편, 기내 좌석 대부분 비었고 승객도 대부분 북한인
관광은 허울, 실제 목적은 군사·노동 파견용 의혹
21년 만에 재개된 러시아 모스크바와 북한 평양 간 직항 항공편이 ‘매진’됐다는 러시아 언론 보도와 달리 실제 여객기 내부 좌석은 다수가 비어 있었고 탑승객도 대부분 북한인과 러시아 대표단으로 확인돼 운항 목적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는 러시아 국영 언론들이 모스크바∼평양 노선의 승객 수와 관련해 각기 상반된 보도를 하면서 이 노선을 누가 어떤 목적으로 이용하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6일보도했다.
모스크바와 평양 간 첫 직항편인 러시아 노드윈드 항공사의 보잉 777-200ER는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28일 저녁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공항을 출발해 이튿날 평양에 도착했다.
러시아 리아 노보스티 통신은 앞서 이 항공편 티켓 가격이 4만4천700루블(약 77만원)부터 시작했는데 판매 개시 5일 만에 모두 팔렸다고 보도했고 러시아 국영 TV 채널1도 "양방향 항공권이 매진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실제 항공기 내부를 보도한 영상은 이와 전혀 달랐다.
또 다른 국영 TV 채널인 러시아24와 러시아1은 모스크바 출발 평양행 항공편의 좌석이 대부분 비어있고, 그나마 찬 좌석에는 북한 승객이 앉아있는 모습을 방송했다.
러시아1 기자는 모스크바 출발 평양 도착 항공편에는 약 80명 정도만 탑승했으며, 이마저도 대부분 북한인이거나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러시아 천연자원부 장관이 이끄는 러시아 대표단이었다고 전했다.
29일 모스크바로 돌아온 복항편 티켓 400장도 러시아로 가려 하는 북한인들이 예약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타스 통신은 모스크바행 탑승자는 대부분 북한인이었으며 외교관을 포함한 러시아인도 일부 있었다고 보도했다.
방송된 화면을 보면 기내에서는 러시아어·한국어로 안내 방송과 한국어 메뉴 등이 제공됐고 승객들은 종이 상자에 들어있는 기내식을 받았다.
러시아 승무원들에게는 각 한국어의 뜻을 적어놓은 유인물이 지급됐다. 다만 메뉴 등에 쓰인 한국어는 남한식 표기를 따랐다.
첫 승객이 대부분 북한인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이 직항편이 주는 의미가 북한과 러시아에 각기 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크리스 먼데이 동서대학교 교수는 NK뉴스에 “북한과 러시아 모두 이번 항공편 재개를 ‘관광 교류’로 포장했지만 텅 빈 좌석이 현실을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로부터 "(양국간) 주요 협력은 군사 분야일 뿐 상업·관광 연결은 미약하다는 느낌을 받는다"라며 북한은 관료와 군 장교, 노동자들을 러시아로 보낼 수 있어 여행 재개를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러시아에는 부차적인 일일 뿐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