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 녹자 28년 만에 드러난 남자
[파키스탄]
1997년 빙하지대서 폭설피해 동굴 들어갔다 실종
극한의 추위, 산소 부족 인체 자연적으로 ‘미라화’
지구 온난화 곳곳 빙하녹아 잇딴 실종 시신 발견
28년 전 실종됐던 파키스탄의 한 남성이 빙하가 녹으며 시신과 옷가지 등이 온전한 채로 발견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파키스탄 카이버파크툰크주(州) 코히스탄 지역의 레디 메도우스 빙하속에서 1997년 폭설을 피해 동굴에 들어간 뒤 행방불명된 남성이 발견됐다고 CBS뉴스가 최근 보도했다.
지난달 31일 빙하 끝자락에서 우연히 인근 양치기 목동에게 발견된 이 남성의 이름은 나시루딘(사망 당시 31세)으로 밝혀졌다. 시신은 물론 입은 옷과 신분증도 멀쩡하게 보존된 채로 발견됐다. 옷도 찢어진 데가 없었다. 시신은 빙하 끝자락에서 현지 목동이 발견했다.
나시루딘은 지난 1997년 6월 가족과의 불화 때문에 형과 함께 말을 타고 집을 떠났다. 당시 빙하 지대를 지나다 폭설을 피해 한 계곡의 동굴로 들어갔고 이후 실종됐다. 함께 있었던 형은 무사했다. 가족들은 그가 동굴 속 크레바스에 빠진 것으로 추정했다.
전문가들은 “극한의 추위, 낮은 습도, 산소 부족 등의 이유로 빙하가 인체를 자연적으로 ‘미라화’ 시켰다”고 분석했다.
최근 지구 온난화로 날씨가 따뜻해지며 세계 곳곳의 빙하가 녹아 실종된 시신이 나타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작년 7월에는 페루 산악지대에서 미국 산악인의 시신이 22년 만에 발견됐고, 2023년에는 스위스 알프스 빙하 틈에서 독일 산악인의 시신이 37년만에 발견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