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미국 명문대에 정책 변화를 압박하면서 영국 대학으로 눈을 돌리는 학생이 늘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글로벌 대학 검색 플랫폼인 스터디포털은 230여개국 사용자 5천100만명의 검색 ·조회수를 추적한 결과, 올해 3월 미국 사용자의 영국 대학 과정에 대한 관심이 전년 동월보다 25%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같은 기간 전 세계 사용자의 미국 대학 과정에 대한 관심이 15% 감소하고 영국 대학에 대한 관심은 13%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미국 사용자의 영국 대학에 대한 관심이 두드러진 셈이다.

또 미국 사용자의 미국 대학 검색·조회는 줄었으나 영국과 독일, 호주, 프랑스, 네덜란드, 캐나다, 이탈리아 등 다른 주요국 대학에 대한 관심은 모두 늘었다.

유학업체인 키스톤 에듀케이션 그룹의 분석도 비슷했다.

올해 1∼3월 미국 학생의 미국 대학 석사 과정에 관심은 전년 동기보다 27% 줄어든 반면 영국 대학 석사 과정에 대한 관심은 23% 늘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반유대주의 근절 등을 내세워 미국 명문대 지원을 삭감하고 외국인 유학생 관련 신원 자료를 말소하거나 학생 비자를 취소하는 등 미국 대학을 압박하고 있다.

미국 고등교육지도자연맹의 미리엄 펠드블룸 대표는 "이런 일이 공포와 불안, 불확실성의 분위기를 조성한다"며 "배척하는 환경은 국내 경제 번영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특히 영국 대학에 대한 관심이 커진 데는 호주와 캐나다 등 영국의 경쟁 시장이 최근 비자 제한으로 학생 수가 감소세라는 점 때문으로 분석된다.

마크 베넷 키스톤 에듀케이션 국장은 영국이 비교적 안정적인 이민 규정을 유지해 트럼프 정책의 가장 큰 수혜자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재정난 속에 해외 유학생에게 재정을 의존하는 영국 대학들로서는 반길 만한 현상이다.

현재 영국 고등교육 유학생 중 미국인은 2만3천명으로 5번째로 많다.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cherora@yna.co.kr